詩 • 든 • 손

in #steemzzang8 days ago

한밤중
부르는 소리에 잠을 깼다
갈증이 불렀는지 목이 탄다

물 한 모금 마시고 하늘을 보니
보일뚱말뚱한 별을 멀찌감치서 지켜보며
빙그레 웃는 달

없으면 없으려니 하겠지만
있어도 없는 척하다 보면
없어도 있는 체 사는 날도 오겠지
가윗달이 그렇듯이

신을 벗으려다
뒤척이는 사람 생각에
다시 물 한 컵 들고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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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무릇/ 고영민

잎은 잎으로 살다 가는 것
꽃은 꽃으로 살다 가는 것

아비 없이 나는 아비가 되고
어미 없이 너는 어미가 되어

꽃인 듯 잎인 듯
잎인 듯 꽃인 듯

꽃마냥,
아니 잎마냥,

잎새는 꽃 없이 돋았다 지고
꽃은 잎 없이도 혼자 피었다 지네
본 적도 들은 적도 없는,

제 안에 키운 꽃이여
제 안에 키운 잎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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