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 윤태호 인터뷰

in #krlast ye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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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어마어마한 스토리(취재) 관리는 기본적으로 녹취와 메모에 의지한다. 취재능력은 보통 기자 못지 않다. 미생은 회사를 다룬다. 회사의 조직에 대한 개념파악을 위해 취재원과 같이 앉아서 윤태호는 마인드 맵까지 일일이 그렸다.

"멍청하게만 듣고 있으면 책상앞에서 쓸 게 없다. 나를 중학생 취급해라. 부끄럽지 않고 다 물어야 한다. 현장에선 쓰는 언어가 다르다. 리스크와 크라이시스가 이야기가 나오면 바로 물어야 한다. 둘이 대체 뭐가 달라요? "

또 하나 인물 설정을 위해 중요한 것이 있다. 그는 무슨 고민이 있나? 허락된 한계치가 어디까지인가?

인물을 놓고 한계지점을 놓는 게 정말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그러면 극적인 장면이 나온다. 가령 우리가 잘 아는 만화가 허영만과 이현세는 술을 좋아하지만 취향과 한계가 분명하다. 그 둘을 부딪치게 하면 재밌는 장면을 상상할 수 있다.

허영만 "술을 정말 좋아하지만 밤을 새며 술을 먹는것은 불가하다"

이현세 "내일 아침의 일 때문에 마음 통한 사람과의 술을 마다하면 그것은 이현세가 아니다"

이 둘이 만나 술을 마신다면 어떤 상황이 될 것인가? 역시 인물의 한계가 정해져야 한다. 자기 직급의 책임영역 어디까지인지? 가장 공포스러운 상황과 지점은? 고민은 무엇인가? 리더십? 승진? 동일한 직급과의 비교 스트레스? 연말 기조실에서 1년의 성과를 봤을 때 떨어지지 않을까? 여기 회의에서 강하게 나갔어야 할까?

윤태호의 표현으론 이러한 모든 '멍청한 질문들'이 작품의 현실성을 강화했다.

"모든 상사들은 부하 직원들에게 반말을 찍찍합니까? "굳이 존대를 하는 상사도 있습니다" 라는 대답이 나오면 정말 좋은 것이다. 활용의 폭을 정할 수 있다. 회사마다 조직문화가 다 다르다. '그럴 수도 있구나'라는 여지와 '절대 그럴 수 없다'라는 한계를 파악하는 게 정말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