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은 명작 찾기 : 내 깡패같은 애인(My Dear Desperado, 2010)

in #kr7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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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경구, 송강호, 최민식 트로이카시대가 한창일 때
박중훈과 안성기주연의 ‘라디오 스타’라는 작품이 있었습니다.
전성기를 한참 떠나보낸 흘러간 사람들이 다시 빛을 보게 되는 이야기였죠.
어찌보면 당시에 박중훈, 안성기 두 배우의 상황과도 절묘하게 맞아들었던 영화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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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주요영화상을 휩쓸었는데 함께 연기한 안성기님께서 ‘고목나무에 다시 꽃이 피게 해주셔서 감사하다’라는 수상소감이 인상깊었었는데요. 두 사람이 라디오스타로 다시 주목을 받아 기뻤지만 저는 반대로 배우 박중훈의 시대가 황혼으로 가고 있구나. 가을이 찾아오기 전 잠깐 무더워진다는 인디안썸머 같은 작품이 아니었나 하면서 아쉬운 마음이 더 컸습니다.

다만 멋있게 내려오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죠.

4년이 지나 만난 ‘내 깡패 같은 애인’은 제게 예전 박중훈을 만나게 해 준 영화였습니다. 한 물간, 폼 떨어진 삼류깡패역할을 박중훈스럽게 잘 녹여낸 작품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박중훈의 필모그래피를 쭉 살펴보면 트로이카의 처절함이나 폭발력, 메소드가 없습니다.
툭툭 던지면서 묻어나오는 능글능글함이 그의 매력인데요.
그 이전까지는 ‘인정사정 볼 것 없다’가 박중훈만의 캐릭터를 잘 살린 마지막 영화가 되는건가 하는 아쉬움이 있었는데, ‘내 깡패 같은 애인’이 능글능글하고 능수능란한 박중훈을 다시 보게 해준 영화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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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안 보신 분들을 위해) 간단하게 스토리를 적어봅니다.
삼류건달 동철(박중훈)이 사는 산동네 반지하집에 취업준비생 세진(정유미)이 옆집으로 이사옵니다. 나이차이도 나고 어울릴 수 없는 사이기 때문에 티격태격하다가 서로에게 물들어가는, 그리고 마지막엔 뻔하지 않은(?) 희망의 메시지도 보여주는 내용입니다.

동철(박중훈)은 세진(정유미)을 점점 애틋한 마음을 갖게 됩니다. 깡패라는 자신의 삶과 다른 세진에게 깡패인 자신의 방법으로 마음을 표현하고 어쩔 수 없는 다른 인생이므로 깡패스럽게 떠나보냅니다. 불쌍한 루저의 삶이지만 감정을 강요하지 않고 담담하면서도 현실적으로 잘 표현해 냈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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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중훈의 팬이라 이 영화를 챙겨봤지만 정유미도 좋은 배우라는 걸 느끼게 해준 영화였습니다.
정유미는 상업영화보다는 작가주의영화배우 같은 느낌인데,(요즘 윤식당 때문에 메인 스트림에서 날라다니고 있어서 이젠 아닌 것 같기도 합니다.)
현실 속 어딘가에 세진이 있겠다고 느껴질 만큼 아주 자연스런 취준생을 보여준 것 같습니다. 생활연기의 달인인 공효진과는 또 다른 매력인 듯 합니다.

다니던 직장이 부도가 나서 희망을 잃고 찾아온 산동네였는데, 삼류건달을 만나 다시 희망을 찾게 되고 떠나는 상황을 정유미가 아니었다면 좀 더 영화적으로 느껴질 수도 있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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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세계를 휩쓸었던 ‘라라랜드’가 오버랩이 되기도 했습니다. 주목받지 못하고 별볼일없던 인생들이 시니컬하게 만나, 남자는 여자의 성공을 이끌어주고 조용히 길을 비켜준다는 스토리가 ‘내 깡패 같은 애인’과 절묘하게 닮아 있습니다.
다만. ‘내 깡패 같은 애인’이 좀 더 희망적(?)입니다. 아니 관객들이 원하는 결말에 가깝지 않나 하는 생각입니다.

이런 영화에 감히 평점을 준다는 건 맞지 않고,
‘인턴’, ‘쇼생크 탈출’, ‘러브 액츄얼리’, 노팅힐’ 같이 자주 꺼내볼 영화,
그리고 힘들고 지쳐있을 때 나를 위로하고 웃게해 줄 영화다라고 소개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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윰블리는 이때도 러블리한거 같아요^^
처절한 삶이지만 희망을 주었던 영화

그것만이 내세상도 보러가고 싶네요.
시간이 없어ㅠㅠ

정유미라는 매력적인 배우를 처음 알게 되었던 영화로 기억하네요. 2018년에 바라보는 취준생의 현실이 그리 나아지지 않았다는 현실이 씁쓸하기도 하구요.

현실은 그리 나아지지 않았지만 앞으로는 나아져갈거란 희망을 품어봅니다. 희망을 가져야 할 분명한 이유들이 주변에 많은 듯 하네요

그거 니 잘못 아니니까 라고 말해주는 장면은 정말… 시대의 청년들에게 던지는 따뜻한 위로!

지금껏 이런 질문을 받아본 적이 없다는 장면두요.

이 영화도 인상깊게 봤던 영화입니다. 영화지만 영화같지 않은 느낌이 들었던 영화이기도 합니다. 감사히 보고 갑니다 :)

그 점은 정유미라는 배우의 역할이 컷던거 같아요ㅎ